인터뷰를 준비하는 마음
January 6, 2024
어제 저녁에 새 책을 하나 읽기 시작했다.
원래 식사하면서 유튜브를 안 보려고 했는데,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나도 모르게 보기 시작했다. 그러다 중간에 자각하면서 애초에 그런 결심의 동기가 되었던 mindful eating 관련 영상을 찾아보다가, 한 TED 강연을 발견했다. 샌드라 아모트라는 사람의 강연이었는데, 알고 보니 예전에 읽으려고 리디에 사 뒀던 책의 저자였다. 그 책에 따르면 의지력에는 한도가 있고,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의지로 식욕을 참으면 의지력이 고갈되어 다른 중요한 일에 의지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고 한다.
어젯밤엔 목욕탕에 가고 싶었다. 그런데 두 시간 남짓을 쓰고 올 엄두가 안 났다. 그렇지만 결국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야식을 먹다가 잤다.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그냥 인정하고 즐거운 일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. 문제는 불안이다. 즐거운 일을 하면서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불안은 남아있을 것이다. 즐거운 일을 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충동성에 굴복하는 그릇된 선택일지도 모른다.
인터뷰는 8일 남았다. 놀기에는 시간 내에 해야 할 일이 많다. 그래서 불안하다. 이번에 붙는다고 해서 학교에 가는 게 맞을까? 입학한다면 이 초조하고 불안한 기분이 계속 이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. 난 떨어질까? 만약 떨어진다면 1년 정도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좋을 것 같기도 하다. 하지만 어제 본 쇼츠 클립에서 김영희가 말했듯이 삶이 녹록치 않을 것 같다. 이제서야 그 대학생의 마음이 이해되는 것 같다. 삶이 녹록치 않은 것도 맞지만, 그 마음을 단지 게으름이나 세상 물정 모름으로 치부하고 웃어넘기는 것이 적절한지는 당사자의 입장을 온전히 겪어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.
6시 59분이다. 어제 『영의 자리』에서 읽은 내용 중에 수면이 잔잔해 보이지만 물 분자가 치열하게 증발하고 응축하는 곳이라는 내용이 있었다. 정각이 되면 무언가 마무리되고 끝날 것 같지만, 어쩌면 정각이란 정각까지 해야 할 일을 가장 열심히 하다가 시간을 넘겨서까지 하고 있게 될 가장 치열한 순간인지도 모른다.